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성공한 고졸 창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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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2-16 19:0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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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으로 창업에 성공한 고졸 창업가들이 나오고 있다. 9월까지 국내 벤처 투자액이 역대 최대인 2조5000억원에 달할 만큼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정부•대기업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 스펙보다는 실력으로 성공하는 스타 창업가들이 탄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업계는 서울대•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등 명문대 출신이 대다수인 '그들만의 리그'로 불려왔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처럼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에 뛰어드는 경영인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약 40년 벤처 역사에서 고졸 창업자는 게임업계의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창업 여건이 좋아지면서 다양한 인재들이 창업에 뛰어들어 성공 신화를 일궈내고 있다. 박희재 서울대 교수(기계항공공학부)는 "학벌, 학력과 상관없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창업해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많이 나올수록 계층 이동의 사다리도 더 넓어질 것"이라며 "이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는 물론이고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에서 악보 거래까지… 다양한 분야의 고졸 창업자들
프리미엄 독서실 '작심'을 운영하는 아이엔지스토리의 강남구(28) 대표는 고등학교 재학 때부터 장사꾼 소질이 있었다. 동대문시장에서 청바지를 2만원에 구매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4만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6개월 동안 1000만원 넘게 벌었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 영업사원을 거쳐 2013년 아이엔지스토리를 창업했다. 처음엔 청소년 진로 교육 사업을 했다가 독서실로 확대했다. 그는 "장사와 영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 경험을 쌓았다"면서 "청소년들이 다양한 업(業)에 종사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독서실만 200여 개 운영 중이고, 올해 말에는 공동 주거 공간과 공유 오피스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모바일 인테리어 중개 서비스 업체인 집닥의 박성민(43) 대표는 고교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건설 현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서 그가 인테리어 일을 배우면서 발굴해낸 아이템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테리어 중개 서비스였다. 2015년 창업한 그는 현재 전국 450여 개 인테리어 업체의 견적을 앱에 올려두고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집닥은 월 중개 건수 600여 건, 월 거래액 100억원대에 달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작곡•편곡 영상과 악보 거래 서비스를 하는 마피아컴퍼니의 정인서(21) 대표도 고교를 중퇴한 뒤 페이스북에 연주 동영상을 올리는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 페이지가 가입자 수만 30만명이 넘는 대형 커뮤니티로 성장하자, 2015년 '마음만은 피아니스트'라는 의미의 마피아컴퍼니를 세웠다. 피아노 전공하려 했던 그는 자신이 잘 알고 좋아하는 음악을 사업화한 것이다. 정 대표는 "솔직히 악보를 팔아서 돈이 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허다하다"면서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직접 연주해보고 싶은 욕망이 크기 때문에 이런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패 경험도 자산… "꿈은 이루어진다"
고졸 창업자들이 꼽는 최고의 경쟁력은 현장 경험이다. 집닥의 박성민 대표는 주택 분양 대행 사업을 하다가 진 빚을 갚기 위해 8년여간 전국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인테리어를 배웠다. 그는 "등에 벽돌을 지고 나르면서도 언젠가는 꼭 내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건설 인테리어 현장 수백 곳을 머릿속에 담았고, 건설 현장에 일감이 없을 때에는 대기업에서 하는 창업 아카데미를 찾아다니며 창업 노하우와 경영 기법을 배웠다"고 했다. 퍼플랩스의 전종하 대표는 "부모님이 4번이나 식당을 열었다가 실패하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온라인 반찬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부모님 식당에서 혼밥을 먹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1인 가구를 겨냥한 반찬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교육은 거부했지만 성공을 위한 집요함은 대기업 CEO 못지않다. 강남구 대표는 건물주들로부터 "어린 나이에 대학도 안 나왔으면서 무슨 사업이냐"고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지만, 영국 옥스퍼드대의 보들리안 도서관을 본떠 만든 독서실 내부 조감도를 들고 전국 2000여 곳 독서실을 다니며 가맹점을 모았다. 전종하 대표는 "학교 공부는 하지 않았더라도 하루에 신문 4∼5개씩 읽으면서 사회와 경제, 산업에 대한 지식을 쌓았고 현재 창업한 회사도 신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라며 "지금도 독서 스터디를 통해 매달 수십여 권의 책을 읽고 토론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8.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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